[파리]빌라라로쉬-찾아가는길과창문상세일부

어제는 루브르박물관 지하를 헤메다가 나와서 넋놓고 앉아 있다가,
문득 파리에 르코르뷔제파운데이션… 즉 빌라 라로쉬가 있다는 사실이 문득 떠올라서,
부랴부랴 챙겼던 자료를 참고하며 찾아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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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jasmin역에 내리면 됩니다.
(몇 호선인지는 까먹었는데, 대략 파리의 남서부방면이라 생각하시면 될 듯…)
지하철 주변지역 약도에서 익숙한 단어를 발견…
약도를 염두에 두고 길을 가다가 헷갈릴만 하면 나타나는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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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시내의 역사적 유물 앞에는 이런 표지가 있습니다. 옛날 건물들 앞에는 없었던 것으로 봐서, 아마도 근대 이후의 유적에 이런 표지판을 세워두는 듯…
(아니면 아니라고 말씀해 주세요…)

조용한 주택가의 초록골목길을 몇 십 미터 걸어가다 보면,
각종 건축역사 교과서와 이론서적, 사진집 등에서 익히 봐 왔던 장면이 펼쳐집니다.
그런데 별 감흥이 없네… 뿅 갈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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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하지 않고 사진을 찍어서 기울어졌네요.
사실, 이 정도의 광경은, 달랑 이 창문사진만 놓고 보면 파리시내에서, 그것도 비교적 후진, 근래에 조성된 주거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하긴 이 집을 지금의 상황과 비교를 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죠.
거의 사오십년 되었나? 언제죠? 오육십년 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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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에서는, 이렇게 한켠에 안내데스크를 두고 각종 르코르뷔제 서적을 팔고 있고요.
한쪽 벽에는 파리시내에 세워져 있는 그의 작품들 목록이 액자에 들어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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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코르뷔제는 건축가이자 화가였는데요…
이 건물은 내부벽이 아주 세련되게 색칠되어 있어서, 내부 공간의 장면 하나하나가 그의 조각품이나 회화작품을 연상케 하더군요. 아무튼 이 글에서는 창문상세를 중심으로 사진을 올리려 합니다. 그나마 남들이 좀 덜 찍어온 것들을 찍어야 가치가 생기지 않겠어요.
이 집 다녀간 건축가라던지 건축학도들이 한두명도 아니고…
창문인데… 그다지 모던하게 보이지도, 차갑게 보이지도 않네요.
페인트와 실리콘(?)따위를 떡칠을 해 놓아서, 모던하게 라기 보다는, 오히려 “앤틱”스러워 보입니다. 정겹게 보이고… 아이러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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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다른 창문입니다만, 같은 비례의 같은 형식의 창문이라, 같이 붙였어요.
손가락 하나가 달랑 들어갈 만한, 찻잔 손잡이를 연상케하는 창문손잡이…
반신반의하며 열었는데, 의외로 굉장히 부드럽게 열리더군요. 살아있었다는 것이죠!

앞에서 창문틀을 보면서 앤틱스럽다고 했는데 (국적불명의 단어를 써서 죄송)
이 손잡이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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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공부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집이 기역자모양이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건너편 창문을 외부로부터 볼 수 있습니다. 창틀모양을 보니, 상하부가 핀으로 고정되어 빙글 돌아가는 식으로 열리고 닫히는 구조임을 알 수 있겠습니다.
유리를 잡고 있는 것은 철제이고, 그 것을 잡고 있는 것은 목재창틀인데….
같은 색 같은 페인트로 떡칠을 해 놓아서, 재질 구분이 잘 되지 않네요.
아무튼 삐뚤삐뚤한 창틀이 아주아주 정겹고 귀여워 보입니다.
코르뷔제 어르신의 의도는 아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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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역시.. 귀여운 창문고리…
모던하고 낯설게 느껴진다기 보다는…
집 전체가, 예전에 큰할아버지 댁에서 느껴졌었던….
혹은 성북동의 간송미술관(재미나요-건축과도시 참조)에서 느껴졌었던….
혹은 오래된 학교 교사에서 느껴지는….
아늑함과 정겨움이 느껴집니다. 옅은 향수와 함께…

하긴 그런 옛날 건물들이 모두 이 작품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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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고, 쇠꼬챙이 지지대로 열린 상태를 고정시킬 수 있습니다만, 짝이 되어야 하는 고정대가 없어서 실패. 그리고, 핀고정되는 가운데 부분. 인간미가 물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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