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콘크리트 기단부…
스페이서 자국으로 포인트를 주고 매끈하게 뽑아낸 스타일도 아니고, 나무널판 이음새를 날카롭게 살려낸 스타일도 아닌, 그냥 담담하게, 탄탄하게 뽑아낸 스타일.
훤히 보이는 잔자갈 사이에 조개가 들어있는 것이 재밌습니다.
캔틸레버를 꿰어 뚫고 올라가는 두툼한 쇠봉들에는 덩굴이 칭칭 감겨있었습니다.
저 봉들이 땅 아래 수문(?)에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짐작하는 것이죠.
수문관리소(?) 주변으로는 허리를 살짝 굽힌 사람이 지나다딜 수 있을 만한 두꺼운 파이프들이 정처없이 흘러가고 있었는데요.
건물 못지 않게 파이프 구경하는 것 또한 재밌었습니다.
묵직한 콘크리트 받침과 두툼한 파이프가 자아내는 긴장감.
…
수문관리소(?)와 관련이 있는 시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파이프의 정체도 모르겠구요.
수 십년 동안 지겹도록 익숙해진 채 살아가는 삶의 무대입니다만, 거대 도시를 지탱하는 이런 거대 인프라의 존재는 평소에는 잘 인식하지 않게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래서 적잖게 낯선 풍경이었고, 서울을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된 듯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정작 정확한 정보를 알게 된 것은 아니었지만… 그냥 그런 기분이…^^
자전거 눕혀놓고 이리저리 걸어다니며 한참을 둘러보다, 아쉽게 작별…
3줄 요약
1. 몇 달 전, 자전거 끌고 한강에 갔다가 원효대교 북단 부근에서 우연히 발견한 시설입니다.
2. 언제, 무슨 목적으로 지어졌는지, 지금도 작동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만,
3. 지금 저 정도의 시설을 짓는다면 어느 정도의 정성을 기울여서 어느 정도의 완성도가 있는 시설을 만들 수 있을까…. 를 상상해 보면, 이름도, 정체도 모르는, 흔한 안내판 하나 없는 저 건물이 그냥 사라지기에는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