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옥재/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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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거실을 좀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왼쪽이 들어온 입구이고, 오른쪽이 앞의 글에서 보았던 동그란 창문이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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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겹의 켜가 덕지덕지 겹쳐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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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식의 켜들이 조금씩 엇갈리게 나뉘어져 있는 모습이 눈에 거슬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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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켜는 사등분되어 있고, 그 위에 겹쳐져 있는 위의 켜는 삼등분되어 있어서 결과적으로 엇갈리게 된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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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입체감도 느껴지고, 둥실 떠다니는 듯한 유동감도 조금 느껴지지만, 전반적으로 둔해 보였고, 그다지 “건강”해 보이진 않았습니다.

사진을 찍는 동안엔 이렇게 엇갈리게 한 이유가 납득이 잘 가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단지 조금이라도 더 현란하고 화려하게 보이기 위한 조바심에 비롯된 장식의 겹쳐짐으로 이해했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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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 사진을 정리하며 한참동안 관찰하다가, 문득 밑의 켜가 사등분된 것은 아래에 놓여있는 문의 너비에서, 위의 켜가 삼등분된 것은 천정의 패턴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런 근거 없이 그냥 화려하게 보이려고 덕지덕지 겹쳐놓은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구의 반영(휴먼스케일에서 비롯된 문의 높이와 너비/정해진 공간에 중심성을 불어넣기 위한 삼등분 등등) 에서 비롯되는 불일치를 조율한 결과였던 것이죠.

몇 십년 전 로버트 벤추리가 제시했던 “복합성과 대립성”을 의식한 구성방식이 연상되는 장면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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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부재들의 빈틈없는 맞물림. 현란한 패턴과 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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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은유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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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의 밀도 차이는 부재에 작용되고 있는 힘의 분포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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