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모처럼 집에서 쉬고 있다가,
침대에 하도 누워있어 허리가 아파서,
바람이나 쐴까하고 집 근처를 어슬렁거리다가,
집 근처 구멍가게에서 라면과 계란을 사가지고 오면서,
매일 보는 풍경이지만 새삼스레 찍은 사진입니다.
언제 지어졌는지, 어떤 쓰임새인지, 주인이 누구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건물.
짐작컨대, 일제시대나 혹은 일제시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무튼 오래전에 지어진 건물이라 생각됩니다. 여기서 볼 수 있는 누런 모래빛깔의 몰탈마감은, 이른바 “적산가옥”(적… 즉, 일본인들이 만들어 놓은 가옥)에서 많이 발견되는 마감인데요,
제가 아주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
튀지 않고 차분한 색깔에 거무튀튀한 얼룩이 자연스럽고 제법 예쁘죠.
얇은 목재 서까래(?)에 단순하게 얹혀진 슬레이트 지붕.
(요즘 조병수소장이 이런식으로 많이 짓던데….)
하지만, 유난히 눈을 끌던 것은 “입체창살”.
왜 이렇게 해놓았을까요? 지금은 창문이 모두 슬라이딩 식인데, 혹시 예전엔 여닫이식 창문이었을까요? 그래서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 같진 않은데 말이죠…
야박해보이지 않고, 여유로와 보이고, 거기에다가 입체감도 나서,
여러모로 건물을 풍요롭게 해 주는 것 같네요.
건물안에서 보더라도, 창문에 바짝 붙어서 만들어 놓은 창살보다는
이런 창살이 더 좋을 것 같지 않습니까?
이렇게 비스듬히 보니까 반복의 미학, 리듬감이 더 살아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