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풍경/미끄럼방지돌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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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면서 늘 궁금해 하던 것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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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 난간 옆 여유공간에 붙어 있는 마름모 모양의 철물이었어요.
아마도, 미끄럼틀처럼 타고 놀지 말라는 의도에서 저런 철물을 붙여놓은 것 같습니다.

크게 보기 흉한 것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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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가 길어지고 여유공간이 넓어지면, 좀 갸웃하게 됩니다.
딱히 불편한 것도 아니고, 위험한 것도 아니고, 흉한 것도 아니지만,
신경질적으로 보이고, 성의 없어 보입니다.

암벽등반 연습하는 곳 같기도 하고….
저런 곳에서 미끄럼틀 탈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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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계단 난간인데요, 서울 지하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한 열의 기둥으로 손스침 두 줄을 지탱하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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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의 손스침들이 난간이 끝나는 지점에서는 기둥으로 변하는 모습도 나름 소박하게 재미있어 보이고, 기능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좀 둔한 느낌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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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끔 이렇게 좀 황당한 군더더기가 보일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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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스침 사이, 기둥과 기둥을 잇는 무지개 모양의 군더더기를 붙여놓았는데요.
아마도 저 난간을 미끄럼틀처럼 타고 노는 사람들이 있나 봅니다. 그런 상황을 미처 예측하지 못해서 뒤늦게 이런 응급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맨 앞에서 언급했던 마름모 모양의 철물이 괜히 붙어 있었던 것이 아니었군요.

아무튼, 의도는 이해가 됩니다만, 투박하고 코믹해 보입니다.
애시당초 어떻게 디자인되었어야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것이 모범해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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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에 놀러갔을 때 같은 아이템을 발견했는데, “이거다!”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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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의 형상에 맞추어 난간도 물결치듯 흘러가고 있는데, 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적어도 저기에서 미끄럼틀 타기는 쉽지 않겠습니다.

더불어, 저 난간을 정말 요긴하고 귀하게 사용할, 다리힘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훨씬 더 좋은 손스침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스침이 계단과 평행하게 수평으로 흐르고 있으니, 손스침을 손에 쥐고 체중을 싣기에도 훨씬 편할 것입니다.

계단 한단 한단을 힘겹게 오르내리는 꼬부랑 할머니에게는, 서울의 난간보다는 후쿠오카의 난간이 훨씬 고맙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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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는 손스침이 기둥이 되는 게 아니라 이렇게 매끄럽게 서로 연결되는 방식이 통행의 흐름에 조금이라도 덜 방해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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