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던지는 구멍…
구멍을 철망으로 막고, 그 위에 실제로 사용했음직한 돌멩이를 놓았습니다.
벽과 지붕의 얼개.
높은 천정과 낮은 문, 끝 없이 늘어선 창문과 끝 없이 반복되는 빛과 그림자…
실감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서울의 고궁에 놀러갔을 때마다, 건물 바깥 모습은 잘 볼 수 있지만, 그 안에 어떤 공간이 펼쳐져 있었고 그 안에서 어떤 빛깔의 삶이 담겨져 있었는지 짐작하기 어려워서 늘 아쉬웠는데…
어두운 방 한가운데에 부분 조명이 켜져 있어서 가까이 가 보았더니, 별다른 전시품은 없고, 이 건물에서 사람들이 살았을 때의 풍경을 시처럼 묘사한 짧은 글이 있더라구요.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전투가 없었을 때에는 어두운 마루방 한가운데에서 무사들이 곧잘 시를 읊거나 했을 것이라나…. 공간과 그 분위기를 전시해 놓은 것이라 이해했습니다.
좁고 가파른 계단을 타고 위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올라간 다음 뒤돌아서 찍은 사진.
최소한의 부분조명만 비춰서 원래의 어두운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고….
바깥을 보니 이제까지의 경로가 보였습니다.
계단을 또 올라갔습니다.
예전 그대로의 계단.
위로 올라갈 수록 방은 좁아지고, 깊이가 얕아져서 밝아지고….
창문으로 바깥을 보니 아찔합니다.
성벽이 보이는데, 전투시에는 이 구멍을 통해 성벽을 기어오르는 적군들에게 총을 쏘거나 했겠지요.
사다리같은 계단…
고스란히 보이는 얼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