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대부고/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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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면확대)

운동장 구석으로 가서 전체 모습을 찍었습니다.
흔히 보게되는 학교와는 많이 달라보입니다.
삭막해서 교도소처럼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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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 맞은 편에는 사대부중 건물이 서 있는데, 비교적 최근에 지어졌나 봅니다.

두 건물이 운동장을 사이에 두고 서로 자신의 기운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묘한 긴장감을 일으키고 있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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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하고 친절한 얼굴을 하고 있는 사대부중 건물을 향해서 말 없이 서있는 옛날 학교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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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공지붕의 흔적이 퇴화기관처럼 남아있었습니다.
아마도 예전에는 2층건물이었는데, 뒤에 3층으로 증축되었나 봅니다.
아니면 박공을 감추어서 모던해 보이기 위해서 벽을 쌓았는데,
시공상의 이유로 완전히 은폐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박공 근처에 걸려있는 시계가 이 건물이 학교 건물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시계 아래 눈과 입을 연상케하는 창문 배열이 재밌습니다.
대칭인듯 비대칭으로 배열된 전체 창문들의 패턴도 재밌고…

자세히 보면 벽면에 약간의 구김이 져 있는데, 구김으로 생긴 표면의 미묘한 요철도 흥미로와 보입니다.

이런저런 사연들로 인한 우발적인 변화가 건물에 쌓이고, 그 변화의 흔적들이 입면에 슬쩍슬쩍 드러나는 상황이 무척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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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쪽 입면은 예전부터 뒷면이었는데, 운동장이 생기고 앞서 보았던 사대부중 건물이 드러서면서 뜻 밖으로 훤하게 드러나게 된 듯 합니다.

시간을 두고 건물이 하나둘씩 들어서면서 건물의 앉음새에 변화가 생기는 것도 상상하면 나름 흥미로운 상황인 듯 합니다. 이렇게 건물의 뒷면이라서 별 고민 없이 처리했던 부분이 갑자기 정면처럼 드러나기도 하고… 그런데 그렇게 우연하게 드러나게 된 “뒷면같은 앞면” 혹은 “앞면같은 뒷면”이, 처음부터 앞면임을 염두에 두고 힘을 주어 디자인된 웬만한 것들보다 더 세련되게 보이는 듯도 하여 새삼 이런저런 생각에 빠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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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체와 날개가 연결되며 면이 접히는 곳에는 내부의 쓰임새를 짐작케 하는 변화가 생기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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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뒤에 놓인 작은 뒷뜰 정도의 공간이었던 곳이, 사대부중 건물이 생기면서 운동장으로 변하고, (모두 저의 상상입니다. 사실과 다를 수도 있겠지만 개연성 있다고 생각합니다.) 운동장에 축구공이 날아다니기 시작하면서, 창문을 보호하기 위한 창살이 달리게 된 듯 합니다.

그 창살들은 무표정하고 삭막한 건물의 풍경을 좀 더 차갑게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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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패턴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한참동안 바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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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세워두고 찍은 설정 사진.
걸레받이처럼 진하게 칠해진 아래 테두리 때문에 생각만큼 예쁘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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