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닛코/11

잊을만하면 또 올라오는 닛코 사진 정리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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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무덤으로 통하는 문인데, 추가 요금을 또 받습니다.
귀찮아서 그냥 지나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저기까지 가서 돈 몇 푼 때문에 구경을 안 했다는 것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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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나쳐서 혼샤 (本社) 로 가는 길에 작은 사당 같은 건물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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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 문이 열려있고 무녀(巫女)들이 서 있는 것으로 보아 무슨 행사가 열리나 싶어서 조금 기다렸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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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관처럼 보이는 할아버지가 걸어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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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신랑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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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객 입장…
나이 드신 분들은 전통의상, 젊은 분들은 적당히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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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들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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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치르는 것이었습니다.


건물, 장소가 생생히 살아있는 듯한 모습이 사뭇 감동적이었습니다.

요즈음 서울 시내 궁에서도 몇 시간 간격으로 옛 무사 차림을 한 사람들을 세워놓고 “수문장 교대식” 등을 재현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런 식의 인위적인 “재현”과는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종묘제례악을 보았을 때 느꼈던 것과 비슷한 감동입니다.  

화려한 장식이 주렁주렁 달린 건물들만 구경하는 것도 즐겁지만,
건물에 걸맞는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건물에 걸맞는 의식을 치를 때, 비로소 해당 건물이나 장소가 제대로 “활성”된다는 느낌이 듭니다.

삶이 거세되어 오로지 겉모습의 보존에만 급급하는 건물은 박제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드는 장면입니다.

티브이 사극 드라마를 볼 때도 그렇습니다.
그냥 텅 빈 고궁을 구경하는 것도 운치있고 좋지만,
고궁 안을 온갖 울긋불긋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 지나다니는 장면은, 또 다른 감흥을 줍니다. 강렬한 색깔과 현란한 단청무늬의 의미가 비로소 이해되는 것 같기도하고요. 뭔가 제대로 완성된 그림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그런데 그런 “채워짐”이 허구가 아니라 실제 상황이라면, 또 다른 기분이 드는 것이죠. 그 때 비로소 정말로 완결된 풍경이 연출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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