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지난 작년 8월 바젤 여행 중 찍은 사진들입니다.
비트라 단지에 갔다가, 가이드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자하하디드가 설계한 또 다른 건물이 있다는 말을 듣고, 비트라가는 길에 우연히 만났던 교헤이와 함께 찾아간 곳입니다.
이것은 가는 길에 통과했던 잔디밭과 작은 마을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한참 헤메다가, 축구장의 매표소 아저씨한테 물어보았어요.
스케치북에 커다랗게 ZAHA HADID 라고 써서 보여주었더니, 활짝 웃으며 길을 알려주더라구요. 알려준대로 가다보니, 반가운 표지판이 나왔습니다.
자하 하디드…. 이 정도의 건축가가 되면, 이름이 곧 무시못할 브랜드가 되는 것인가 봅니다. 부럽네요.
눈 앞에 익숙하면서도 조금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광경이 펼쳐졌어요.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몇 해 전, 외국 잡지에서 얼핏 보았던 건물이었습니다.
소방서건물과는 약간 다른 스타일입니다.
조각적인 형상을 갖고 있는 건물의 말단.
뭔가 어색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그냥 막연한 느낌인지…
어떤 의도인지는 알겠는데, 뭔가 아쉽네요. 좀 더 샤프하게 마무리될 수는 없었을까….
멋진 건물인데, 휴일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없어서 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죠.
사진찍을 때에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까, 가운데 토템처럼 서 있는 시커먼 작은 기둥… 초인종 누르는 막대기인데, 그게 굉장히 눈에 거슬리는 군요.
건물이 전체적으로 미끈하게 조각적으로 잘 빠진 형상인데, 기왕이면 근처의 벽에 매끈하게 매립되는 식으로 처리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요.
아마도 건물이 다 완공되고 나서, 건축주의 필요에 의해 자하하디드의 의견과 상관없이 설치된 것이 아니었겠는가… 하고 짐작해봅니다.
교헤이….
연말에 이메일을 받았는데, 아직까지 답장을 안 해 주었네요.
비트라 단지의 소방서에서 보았던 현기증나는 사선들이 하디드의 디자인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만, 그 느낌이 소방서만큼 강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것은 위에서 검은 토템이라고 표현했던 작은 기둥에 붙어있던 버튼.
작은 글씨로 전화번호가 써 있으니, 이 건물에 관심이 있거나 찾아가보고픈 분들은 한번쯤 독일로 국제전화를 걸어보는 것은 어떠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