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해 보였던 커튼월 표면이 희미해지면서, 피막 너머의 상황이 드러나는 모습.
드러내고 보여주고, 바라보기 위한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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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점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모든 건물이 그러하겠지만, 특히 “이화여대 캠퍼스 센터”는 낮과 밤의 모습이 많이 다릅니다.
완전히 다른 또 다른 건물을 구경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또 다른 구경의 시작입니다.
거대한 은빛 금속 비늘판의 연속으로 읽혀졌던 벽면에 빛의 얼룩이 감돌고…
그 빛과 함께 건물 안, 학생들의 “삶”이 묻어나옵니다.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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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C의 트레이드마크가 되다시피한, “계곡”의 압도적인 풍경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밤의 복도 풍경이 더 좋았습니다. 끝없이 황량해서 몽환적인, 빛과 어둠이 얼룩진 모습.
건물을 구경한지 거의 두 달 정도가 흘렀는데, 가장 강렬하게 남은 기억이 사진 속 시간, 이 공간을 거닐던 때의 감흥입니다.
건너편을 바라보았습니다.
프로그램마다 조명이 달라서, 낮에는 깔끔하고 단순한 표정이었던 커튼월 입면이, 밤이 되니 고스란히 프로그램을 표현하는 개념적인 다이어그램처럼 변하더군요.
멀리서부터 투과되어 도달하는 영상과, 가깝게 반사되어 드러나는 영상이 뒤범벅…
아.. 마술과 같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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