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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은 깊어지고 프로그램의 얼룩은 또렷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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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에서 보이는 이 곳 또한 얼룩져 있을 것입니다.
길게 하나로 연결된 복도이지만, 늦은 저녁, 인접한 공간의 프로그램이 살아있느냐 죽어있느냐에 따라서 부분적으로 불이 켜지거나 꺼지거나 합니다. 그래서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은 어둡지만, 복도 저 끝은 타오르듯 밝게 빛나고 있는 것이죠.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런 유형의 공간, 이런 유형의 빛 연출은 흔하게 접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통은 공간의 구획과 프로그램의 구획이 일치되어 있고, 그래서 한 공간에서 빛이 얼룩진 상황을 보기 힘들죠. 그래서인지 묘하게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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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으로부터 비추어진 풍경(윗쪽, 초록색과 오렌지 불빛으로 된 풍경)과 안쪽으로부터 반사되어 투영되는 풍경(아랫쪽, 하얗게 빛나는 풍경)이 하나로 합해지면서 입체감이 사라지고 납작해지는 듯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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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차분하게 가라앉은 색조로 이루어졌던 창 밖 풍경이,
밤이 되니 화려하면서도 차갑고 단단한 스크린으로 둔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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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깊이까지 앵글에 담으니 조금 아찔한 기분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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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와 커튼월의 사이공간…
알루미늄 패널 박스들 (방풍실)이 환하게 불타오르는 빛을 등지고 늘어서 있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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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월 너머 보이는 차가운 밤하늘의 파란색조와 하얗게 불타오르는 “사이공간”, 그리고, 난간 안쪽의 따스한 느낌의 마루바닥.

공간의 켜를 반영하는 빛의 레이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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