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하도출입구/04

img_653254_1361234_5

출입구 끝부분의 화강석 마감의 턱은 살짝 낮추어져 있었는데, 이런 간단한 처리가 의외로 좋은 효과를 내고 있더라구요. 유리구조가 좀 더 가뿐하게 얹혀져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입구로 드나들 때는 산뜻한 기분이 나고…

img_653254_1361234_0

입구 근처에는 늘 그러하듯 무가지 선반이 놓여있었습니다.

지하철(이 경우는 지하도이지만 아무튼) 출입구는 여러가지 다양한 상황이 벌어지는 마당입니다. 서너 가지의 무가지 선반이 나란히 놓여있기도 하고, 출근 시간에는 선반 앞에 직원들이 서서 일일이 손으로 무가지를 나누어주기도 합니다. 근처에 자전거 보관소라던지, 앞서 보았던 무선통신 전파 수신기 따위가 설치되는 경우도 있고요. 물론 전단지를 나누어주거나 김밥을 파는 등, 통제되어야 하는 활동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무가지 선반 설치 같은 것은 허가받은 활동일 것이고, 또 뻔히 예상되는 상황인데, 디자인의 영역 안으로 포섭이 되지 않은 것이 유감입니다. 처음 디자인할 때부터 무가지 선반을 고정하는 철물 따위를 입구 부근에 서너개 달았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멋진 오브제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부근의 여러가지 상황을 담아내고 지원한다는 디자인 마인드가 아쉬운 장면입니다.

img_653254_1361234_3

턱 아랫부분에는 검은 석재로 걸레받이를 둘러놓았는데, 불특정 대중이 큰 주의 없이 편하게 사용하는 시설이다 보니 다소 보수적으로 디자인하게 되는 사정이 이해는 됩니다만, 아무래도 산만하고 투박해 보이는 것 같습니다.

img_653254_1361234_1

턱 끝부분, 유리벽이 얹혀지는 부분인데, 임기응변식의 처리는 여전합니다.

이리저리 트집잡는 재미가 쏠쏠…

img_653254_1361234_2

턱 안쪽은 서울의 지하도와 지하철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타일마감인데, 바깥으로 나오면서 타일 맞추기가 애매해집니다.

img_653254_1361234_6

계단과 벽 사이에 약간의 슬릿이 있는 것은 그러려니 하겠는데, 점자블록은 슬릿을 막고 있어서 슬릿의 산뜻함에 상처가 났습니다. 걸레받이 검은 석재를 짜맞춘 것은 정말 성의가 없어 보이고, 싼 티 나고….

img_653254_1361234_4

곰곰 생각해보면 이런 것도 코메디인 듯 합니다.
경사로를 둔 것은 이해가 되는데, 둔 김에 아예 전체를 다 경사로로 처리하면 안되는 것인지…
기어이 반쪽짜리, 한 단짜리 계단을 만들어야 했는지… 한 단짜리 계단은 계획상으로도 금기인데 말이죠.

공공의 시설에는 폭 얼마 이상, 기울기 얼마 이하의 경사로를 설치해야 한다는 법규정을 곧이 곧대로 적용한 결과인 것 같습니다. 전체를 계단으로 그린 다음에, 일부를 지우고 규정에 의한 경사로를 덧그린 결과…

이 곳에 포스팅에 대한 감상이나 의문을 남겨주시면 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