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콩코르드광장이모저모

루브르박물관에 우연하게 도착했는데, 마침 휴관일이라 사람이 그다지 많지는 않았고, 그래서 더 좋았어요. 아무튼, 시테섬에서의 대법원도 그렇고… 풍성한 눈요기를 실컷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해외여행하는 사람들도 많고, 특히 건축하는 사람들 중에도, 여행하는 사람도 많고, 유학하는 사람도 많아서, 무엇보다 “부담”이 적어서 참 좋습니다.

해외여행이 막 자유화가 되어 배낭여행 다녀오는 사람이 아주 적었던 시절에는,
해외에 한 번 나가면 마치 특파원이 된 것 처럼, 해외에 못 나가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많은 것들을 기록해야 한다는 어떤 사명감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유명건축물 답사 위주로 스케줄을 짜고….

그런식으로 축적된 이미지들이 넘쳐나고,
또 인터넷으로 좋은 이미지들을 쉽게 찾아낼 수 있는 지금,
그리고 필름카메라보다 훨씬 저렴하게 이미지를 담아낼 수 있는 디지탈 카메라가 있는 지금,

배낭여행 선배들이 가졌던 의무감이랄지, 중압감이 거의 없으니,
그만큼 저는 보다 자유롭게, 비교적 가벼운 소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면에서 보다 밀착된 현지의 분위기를 접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고.
어떤 면에서는 감사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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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이라기 보다… 엄청나게 넓고 긴 길에 가까운.. 거리인데.
가끔가다가 이렇게 나무로 벽을 쌓아놓고,
가운데 조각상을 둔 곳이 나옵니다.

대한민국의 의식있는 건축가를 자청하고 싶어하는 그룹의 공식 지정 컨셉소재용 조각가…. 자코메티… 의 조각. “위대한 여인” 이었던 것 같아요. 제목이.

길에서 이런거 만나면 굉장히 신기하고 감동적일 것 같았는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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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참 그 넓은 거리를 걷다가 보면, 무지 무지 넓은 연못이 나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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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코르드 광장 한복판에 서 있는 “오벨리스크”
기단에는 어떻게 이 놈을 쓰러뜨려서 배에 싣고 훔쳐왔는지를 자랑스럽게 새겨놓았습니다.

고대건축물이건 기념물이건, 그리고 라데팡스같은 최신건축물이건간에,
이렇게 그 건축물, 기념물의 유래라던지, 건설과정 같은 것들을 보기 쉽게 공개적으로 기록해 놓는 전통은 본받을 만 한 것이 아니겠는가…. 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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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벨리스크 옆에는 이렇게 무슨 연극무대의 객석처럼 의자를 주욱 늘어놓고,
앉아서 하염없이 물밀듯이 오가는 자동차들을 볼 수 있게 해 놓았어요.
저기 멀리 개선문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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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문쪽으로 가다가 발견한 장면.
1분동안 작업해서 2유로(약3000원)에 팝니다.
당신의 실루엣을.

검은종이를 가위로 오려서 당신의 옆모습… 프로필을 만들어주는 것이죠.

신기에 가까운 가위질솜씨.

사실, 파리에 와서 실망한 점이 굉장히 많아요. 그만큼 기대가 커서 그런 것일수도 있겠지만.
사람들도 굉장히 불친절하고, 거리는 무척 지저분하고, 건물들과 공공시설물들은 관리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고. 그러면서도 공공화장실에서 입장료를 받질 않나.

하지만, 이런 장면에서는 새삼스레 문화대국의 저력을 느낍니다.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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