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몽마르트언덕의거리의화가

9월4일 토요일에는 몽마르트 언덕에 구경갔었는데요,
“거리의 화가들”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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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사람들은 사진찍는 것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공원이나 쇼핑몰에서 사진을 찍다가 경찰에게 제지당한 적도 있구요.
그래서, 조심스럽게 멀리서 찍은 사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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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고 있는 나를 보고, 거리의 화가들 중 하나가 다가오더군요.

원래 가격은 50유로 (1400원 곱하기 50.. 하면 얼마가 되려나… 7만원이네!) 이지만, 특별한 가격 30유로에 모시겠다….

아.. 미안하다. 나에겐 너무 비싸다.

그럼 20유로에 그려주겠다. 아주 근사한 작품이고, “오리지날”이다.

아.. 그냥 들뜬 마음에 예상치 않은 지출을 했는데요.
높은 가격에서 한참 내려간 가격을 제시하며 흥정을 하는데, 끝까지 거절하기가 미안하기도 하더라구요.
아무튼, 가끔씩 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그림을 그리는데…
흐유 …. 그림이 완성되어가면서 슬픈 예감이 들기 시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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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내 얼굴이라고 그려 놓고선 자랑스럽게 서 있는 자칭 화가…
한술 더 떠서, 그림을 설명하면서, 이것은 내 사인이고, 오늘 날짜고…
세상에 둘도 없는 오리지날 작품이고… 한참 설명을 하는데,

생각같아서는 멱살이라도 잡고, 이게 20유로짜리냐. 내가 정말 이렇게 생겼냐는 말이냐…
고 따지고 싶었지만,

그냥 웃으며 돈을 주고 말았습니다.

….

이렇게 글을 써 놓으니 화가에게 미안하기도 하네요.
딱히 그림을 못그렸다기 보다는,
동양인들에게 가지고 있는 어떤 선입견이라던지,
혹은 정형화된 인식패턴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이를테면 우리가 서구인에게 가지고 있는 정형화된 이미지…
코크고, 키크고, 덩치 좋고, 싱겁고, 눈 파랗고.. 뭐 이런 것… 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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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낸 댓가로, 화가의 작업환경을 찍을 수 있었는데요.
저 고무줄들은 완성된 그림들을 돌돌 말아서 감아주기 위한 것들이자,
각종 연필들을 고정시켜주는 것이죠.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고 애써 위안을 삼아보려고 해도,
그래도 20유로가 아까운 것은 사실입니다.

아니, 그런데,
지금 사진상으로 그림을 다시 보니까,
뭐 볼만 하네요. 정밀묘사한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짧은 시간에 그린 것이니까….
그 시간에 이 정도 그렸으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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