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관에 들어서니 높은 천정에 달린 종이 전등갓이 맞이해 주었습니다.
로비에 늘어서 있던 슬리퍼들과 넉넉하게 펼쳐진 타다미.
슬리퍼로 갈아신기 전, 양말신은 발바닥을 위해 깔아놓은 것이겠지요.
데스크 건너편 대기장소.
방의 문패.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방마다 별개의 이름이 따로따로 붙어있었습니다.
두툼한 열쇠고리.
짐을 풀고 한 숨 돌리고 있는데, 아주머니가 들어와서 탁자 옆자리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익숙한 솜씨로 차를 따라줍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손님이 무척 많았는데, 단풍이 지고 난 뒤에는 조금 한적합니다.”
“단풍이 한창이었을 때에는 창 밖에 서 있는 단풍나무의 붉은 단풍잎이 참 볼만했지요.”
“쿠로카와가 온천 관광지로 본격적으로 개발된 것은 20년이 채 안되고, 그 전에는 주로 몸이 안 좋은 환자들이 가끔씩 치료목적으로 왔던, 한적하고 평범한 시골마을이었습니다.”
“저녁식사는 몇 시 부터 가능한데, 대략 두 시간 정도 걸릴 것입니다. 몇 시에 준비할까요?”
“온천욕은 밤 12시까지 가능하고요, 아침 버스출발시각이 몇 시이니, 몇 시 정도에 체크아웃하시는 게 나을 겁니다.”
식사하기 전, 해지기 전에 주변 마을 구경을 하러 나갔습니다.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며진 마을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