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3월22일/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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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바깥으로 나와서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는 도중 찍은 사진입니다.
길바닥에 “요코하마”에 관련된 각종 상징물들이 새겨져 있었는데, 그 중에 이런 게 있더라구요.
요코하마 항구 근처의 명소들을 캐릭터로 만들어서 지도에 새겨넣었는데요.

거대한 동경의 영향력을 염두에 두며, 의식적으로 정체성을 찾아서 가꾸려는 노력이 느껴졌습니다. 이 그림 뿐 아니라 도시 곳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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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우연히 유명한 차이나타운에 들어가게 되었는데요.
예정에 없었기에 더욱 즐거웠던 구경…

라멘이랑 볶음밥 먹지 말고, 여기서 만두나 먹을걸… 하는 후회도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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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가 만난 궁극의 볼라드.
자동차와 부딪치면 부러지는 대신 휘어지고,
필요가 없을 때에는 땅 속에 감쪽같이 넣어둘 수도 있고…
(안개님 찬조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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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수구 커버.
맞물리는 다이아몬드 문양이 요코하마 시 마크와 관련이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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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철을 타고 시나가와 반대 방향으로 한 정거장 더 가기로 합니다. 다음 목적지를 위해…
이 때만 해도 그 목적지까지 얼마나 걸어야 할지, 상상을 못했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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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이” 바로 다음역 “이시카와죠”에서 내려서 물어물어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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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았을 땐 몰랐는데, 제법 높은 언덕을 올라가야 했습니다.
(블로그 주인장의 괴팍한 취향 덕분에 덩달아 생고생하고 있는 안개님의 뒷모습…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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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한적한 시골마을 깊숙히 뜬금 없이 미군부대가 있었고, 미군부대의 일부를 개방하면서 조성된 듯한 넓은 잔디 공원이 있었고, (용산가족공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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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넓은 잔디 공원 끝에 1920년대에 지어진 옛 경마장 건물이 있었습니다.
그림 속 “일등마견소” 라고 표기된 건물.

지금은 거대한 폐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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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건축가 “야마모토 리켄”이 “요코하마 건물 베스트 5″중 하나로 꼽았던 건물이라 찾아갔던 것이었는데, 폐쇄되어 겉모습만 구경할 수 있었고, 그래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시간과 체력의 투자에 비해 볼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일부라 허탈하기도 했는데요. (안개님께 죄송)

하지만 건물만 생각하지 않고 건물에 다다를 때 까지 겪었던 과정에서 보았던 여러 풍경들을 생각하면 제법 이색적인 경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질적인 미군기지와 커다란 잔디공원을 지나치면서, (부분적이긴 하지만) 엇비슷한 역사적인 체험으로 인해 놀랍도록 유사한 풍경을 빚어지는 것을 보면서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고,

1920년대라는 저에게는 익숙치 않은 시대에, 동경의 위성도시인 요코하마, 그 요코하마에서도 한참 변두리에 난데 없이 이런 거대한 시설이, 그것도 “경마장”이라는 프로그램이 우뚝 세워졌었다는 사실 앞에서 잠시나마 아득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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