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형을 만들면서 생긴 칼날조각들을
스티로폼 덩어리에 하나씩 하나씩 꽂다 보니,
어느새 자그마한 칼날의 숲이 되어 버렸다.
…
수줍어하고 있는 칼날들을 보라.
얼핏 칼날들은 타인의 손길을 거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타인의 애정과 관심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
…
“책상 위에 놓인 데스크탑 본체 위”에 놓여 있는 이것을 보며,
지나가는 회사 사람들이 가끔씩 흥미있어 하고, 재미있어 하지만,
건축을 이런 마음으로 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한순간의 흥미와 재미있음…
감각 자체에 대한 한 없는 탐닉보다는,
(물론 그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아무튼)
타인에 대한 애정과 배려…
그리고 “그런 마음의 표현”이 더욱 중요한 것이 건축일 것이기 때문이다.
…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이제서야 가슴으로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