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서 공부하다가 언니 결혼 때문에 잠깐 귀국한 박혜리를 출국 전날 저녁 (그게 오늘이었다… 아무튼…) 에 만났는데, 아는 선배언니랑 같이 나왔다.
책을 잔뜩 사가지고 와서는, 아는 사람들에게 뿌릴 거라며 사인을 해달라는데,
창피하고 겸연쩍어서 진땀이 다 나오더라.
…
…
…
기왕에 낸 책을 앞에 두고 “서둘러 내느라 내용이 많이 허접하다”는 둥, “많이 부족해서 창피하다”는 둥, 잡소리를 섞는 게 참 모양 빠지고 비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허접하고 부족하고 창피했으면 처음부터 내질 말던지 말야.
일단 냈으면 주저 없이 활짝 펼쳐서 널리 뿌린 뒤에, 좋은 소리는 좋은 소리대로, 아픈 소리는 아픈 소리대로, 아무런 가감 없이 고스란히 감내해며 받아들일 일이다. 돌아올 화살이 두려워 지례 약하고 낮은 말로 두리뭉실 연막쳐서는 안 될 일이지.
…
…
…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매번 이런저런 변명을 너저분하게 늘어놓게 된다.
어쩌겠는가. 어쩔 수 없지.
…
…
…
아무튼, 굳은 의지 하나로 없던 길을 만들어가며 좋은 공부하고 있는 박혜리에게 축복이 함께 하길..
잘 마무리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