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흐라드_데빈/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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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였을 때에는 북적거리는 마을이었을, 잔디언덕을 올라가, 내성(內城)으로 다가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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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담은 구멍이 되어버린 창문과, 위로 올라갈 수록 작아지는 벽의 돌 패턴이 볼만한데요.

지붕은 사라졌지만 벽은 남아서, 예전 건물의 모습을 짐작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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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과 벽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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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아 올린 벽. 돌 하나하나, 돌 이음새 하나하나, 돌과 돌 사이의 구멍 하나하나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담겨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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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돌출된 망루 (turret) 에는, 여러 구멍들이 뚫려있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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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을 통해 두툼한 벽의 짜임새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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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틈 사이로 붉은 벽돌들이 언듯 드러나는 모습도 재미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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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와서 보이는 모습입니다. 바깥에서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던, 이야기의 나머지 조각들이 비로소 짜맞추어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군데군데 남아있는 벽과 문 등을 통해, 그리고, 한 눈에 보이는 창문 패턴을 통해, 건물의 얼개가, 바깥에서 바라보았을 때 보다는 조금은 더 구체적으로 읽혀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안팎의 벽만 남고 바닥과 지붕은 없어진 건물을 보게 되는, 드문 경험이었는데요. 건물을 다른 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매일매일의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아파트나 다세대주택 따위의 ‘보통 건물’들도, 이런 상황, 이런 시점에서 바라보면 사뭇 낯설게 느껴지겠습니다. 그리고, 간과되었던 속성을 의외의 측면에서 이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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