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체르베니카멘/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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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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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색으로 단순하게 정돈된 일련의 돔들이 늘어선 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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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하는 언저리에는 아주 살짝, 보일 듯 말듯 얕은 장식 패턴이 붙어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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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머리와 뿔들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깊은 산과 숲으로 풍요로운 슬로바키아의 환경이 짐작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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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매끈한 벽과 천정과는 조금 다른, 바깥의 길바닥 같은 느낌의 복도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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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는 그냥 평면 상의 그림처럼 보였던 창문인데, 안에서는 조금 다르게 연출되어 있었네요. 당연한 일이겠지만 창문을 통해 밖에서는 읽히지 않았던 벽의 두께가 가늠이 되는데, 워낙 두껍다 보니, 창문 언저리가 또 다른 켜의 공간처럼 연출되는 모습입니다. 마치 작은 ‘방’ 같은 느낌이랄까요.

며칠 뒤 방문했던 보즈니체흐라드 같은 다른 성에서는, 창문 부근의 공간에 붙박이 의자 등이 붙어서, 정말로 다른 방으로 꾸며진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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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창턱마다 화병이나 화로 같은 소품들이 하나씩 놓여 있어서, 한 켜 나뉘어진 또 다른 공간이라는 느낌을 더 강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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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가문이 경영했던 성으로서의 면모가 드러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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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인기 많았던 이탈리아 스타일로 지은 방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름도 ‘이탈리아의 방’ 쯤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단지 이국적이라는 사실 만으로 다른 문화, 다른 스타일에 끌리는 모습을 사대적이라며 곧잘 비판하는데, 다른 배경의 문화를 동경하는 마음은 시대나 지역을 떠나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인가 봅니다.

요즘은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어 결혼식장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흐르는 지하수 바로 위에 바닥 돌판을 얹어 만든 방이라 저절로 온도조절이 된다는 설명도 들었습니다만, 어찌되었든 우선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화려한 색깔과 장식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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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입장에서는 다소 변방이라고 볼 수 있는 슬로바키아. 당시 사람들이 가졌을 지 모를, 정통유럽(?) 문화를 선망하는 마음이 읽히는 듯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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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에는 체르베니카멘의 전체 모형이 있었습니다. 직사각형으로 네모난 윤곽과, 네 개의 모서리마다 세워진 둥근 대포탑(터렛)이 잘 보이네요. 그리고, 한 때 귀한 광물들이 가득 저장되어 있었을 지하 창고의 단면이 보입니다. 지하창고와 대포탑. 화려한 이탈리아 방에 잠시 가려져있는, 체르베니카멘의 진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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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으로 올라가는 아주 완만한 계단의 난간. 관통하는 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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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으로 올라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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