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에 완공했던 ‘역삼동다가구주택/chinese boxes’ 를 좋게 봐주신 분이 의뢰하셨던 프로젝트입니다. (http://jaeminahyo.com/?p=20624)
대지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누구보다 의뢰인이 잘 알고 계시는 내용이겠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확인하고 넘어간다는 차원에서 간단하게라도 정리합니다. 은평구 홍은동, 백련산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데, 가파른 언덕 끝이라 접근성은 좀 떨어지는데, 그만큼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언덕길을 한참 올라가다 보면 막다른 골목 끝, 축대 위, 작은 붉은 벽돌 집이 보입니다. 법정도로에 접해있지 않는 ‘맹지’이고 옆의 빌라 진입도로를 무단으로 빌려 쓰고 있던 터라, 건축허가를 받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리모델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
인근 빌라의 주차장에서 바라본 모습. 붉은 벽돌의 색이나 질감이 아주 예쁜 집입니다.그래서 바깥은 최소한으로 정리해도 될 것 같다고 의뢰인께 말씀 드렸지요.
설계 의뢰를 받으면 (필요하다면) 아주 최소한의 사업성 검토를 해드립니다. 대단한 건 아니고, 주변 부동산에 전화를 걸어서 주로 거래되는 단위 공간의 크기와 필요 아이템, 그리고 시세 등을 알아보는 것이죠. 거기에 맞춰 계획하고, 예상 수익을 계산하고 투자비(설계비+공사비)와 비교해서, 나름의 의견을 말씀 드립니다. 결정적인 조언이 되기는 힘들겠지만 참고는 될 수 있겠지요.
거실, 부엌, 방 세 개로 이루어진 핵가족을 염두에 둔 주택인데, 요즘 시장 상황에 맞추어 세 개의 원룸으로 바꾸는 계획입니다. 별도의 출입구와 각각의 주방, 욕실을 갖춘 세 개의 원룸.
처음으로 드리는 보고다 보니 근사한 그림을 뽑아서 보여드리진 못하고, 대부분 ‘말’로 설명 드립니다.
평범한 두 개의 원룸과 특별한 하나의 원룸. 
그리고 간단하게 모델링하고 스케치를 덧붙여, 변경 전후의 상황을 설명합니다. 바닥 일부를 철거해서 예전 반지하 연탄창고를 흡수, 높고 시원한 원룸으로 바꾸면서 다락을 확보하는 내용입니다.
기존의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없었던 내용(다락)을 덧붙이다 보니, 네 개의 레벨로 이루어진 입체적인 원룸이 되었습니다. 곳곳에 수납을 알뜰하게 계획.
다른 각도에서 본 모습. 왼쪽의 평범한 원룸과 오른쪽의 특별한 원룸. 
전면의 계단과 입면 일부를 철거해서 시원스럽게 계획. 다락은 반투명한 껍질로 둘러싸서 덩어리로 드러나게 연출. (노란 상자로 그려진 부분) 상자 속의 상자.
비슷한 공간 개념이나 재료를 보여주는 참고 사례를 보여드립니다.
공사 일정표와 개략 공사비를 알려드리는 것으로 마무리.
지난 4월에 작성해서 보고 드렸던 내용인데요. 많이 기뻐하시고 마음에 들어 하셨지만 의뢰인의 개인적인 자금 운용 계획이 바뀌어 더 진행되지 못하고 무기한으로 연기된 프로젝트입니다.
흔히 ‘가설계’라고 했을 때 받으실 서비스의 종류와 완성도의 정도를 가늠하시라는 취지에서 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