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풍경]계동사무소

오랫동안 이어졌던 강남대로 뱅뱅사거리 시대, 잠깐 동안의 서촌, 후암동 시대를 거쳐, 계동에서 사무소를 꾸리게 되었습니다.

03051_서울시 종로구 창덕궁길 150-5

중앙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창덕궁방면으로 넘어가는 원서동고개 꼭대기, 좁은 골목길 안쪽에 자리잡은 아담한 한옥입니다. 결정적인 기회를 열어주신 하우스컬쳐, 그리고 단순한 임대인 역할을 넘어 세심하게 배려해주신 한옥 주인 내외분께 거듭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마을버스 종로01 ‘원서고개’ 정류장에서 좁은 골목길로 들어오시면 됩니다. 복고풍 진파랑 문패는 한옥주인 사모님께서 디자인, 선물해주신 것.

대문을 열면, 세칸이 조금 넘는 기역자 모양의 작은 한옥과 한칸 조금 넘는 크기의 마당이 나옵니다.

벽과 다락바닥을 철거, 마루(?)에 이어지는 높고 넓은 작업공간.

내려와서 보는 느낌은 또 다릅니다.

창문을 열면 (당연한 일이겠는데) 마당으로 공간이 확장되는데, 마당 너머로 소장실 겸 회의실이 보인다는 것이 나름 묘미가 있습니다. 집 안팎으로 다양한 레벨 바닥들이 연출하는 아기자기한 구성을 보는 것도 즐겁습니다.

거꾸로, 소장실 겸 회의실에서 마당 너머 작업실이 보이기도 하고요.

기역자, 두 획의 결절점에 현관을 겸하는 작은 마루가 있는데. 복합기와 화분들이 놓여있지요.

작아서 예쁜 마당으로, 한조각 땅과 하늘을 독점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지 실감하고 있습니다. 한옥주인 내외분께서 심어주신 맥문동, 친한 형님이 선물해주신 행운목 화분. 마당 한켠에 각종 외장재 샘플들을 늘어놓을 수 있다는 점도, 건축가로서 참 뿌듯한 대목.

좋은 작업공간을 확보했다, 는 점 못지 않게, 마당이나 한옥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 또한 의미있는 것 같습니다. 한옥생활이 앞으로의 작업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줄지, 느긋하게 관찰하려합니다.

이 곳에 포스팅에 대한 감상이나 의문을 남겨주시면 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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