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오르쉐미술관/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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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르니에 오페라의 대형 모형과 함께, 오페라 근방의 도시조직도 함께 전시되고 있었던 점이 나름대로 충격적일 정도로 참신하게 느껴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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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오스만”에 의해 시행된 도시계획의 결과가 가장 대표적으로 구현된 구역이 바로 이 가르니에 오페라 부근인가 봅니다. 가지런한 건물높이, 가지런한 경사의 지붕, 가로를 향해서 폐쇄적인 표정, 그 안으로 각자의 작은 중정을 품고 있는 형국. (참조글참조)…. 아! 그리고 집과 집 사이를 가르고 있는 방화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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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면모형으로 전시되고 있는 가르니에 오페라도 보이네요.
  참 화려하고 호화롭고 볼 것 많은 건물이었죠. 예전에 퇴근길 시내버스 안에서 거의 매일 보다시피 했던 건물인데, 그런 경험이 지금 되돌아보면 정말 대단한 축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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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글참조)
  이거 기억나세요?
  예전에 가르니에오페라 부근 골목길이라는 제목으로 포스팅했던 곳인데… 위에서, 전지전능한 신의 시점으로 바라보니 보행자 시점에서 느껴졌던 감흥과는 사뭇 다른 기분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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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면확대)

가르니에오페라의 대형모형과 부근의 도시조직이 전시되고 있던 장소가 오르쉐미술관 전체 공간 얼개의 “절정”에 해당되는 곳이었어요. 마치 세종로의 최절정에서 위엄있게 정리하고 마무리짓고 있는 광화문의 입지 처럼 말이죠.

뒤돌아보면 이런 광경이 펼쳐지는데요.

마치 도시와 건축이 모든 예술 장르 중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는 듯 하여 덩달아 기분이 괜시리 흐뭇해지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튼 사진을 보면, 각 요소들의 색감들이 참 세련되게 느껴지고요, 다른 요소들과 잘 어울려 보입니다. 푸르스름한 천창, 황금색과 올리브색의 벽체, 연두색의 측면 유리….

환희와 기쁨이 넘치는 예술의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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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언급해도 질리지 않고, 아무리 칭찬해도 과하게 느껴지지 않는 천창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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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관련 컬렉션들 중 하나. 계단 난간의 일부를 통짜로 절단해서 전시하고 있는 것인데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예전 국제박람회(엑스포) 관련 전시관이 철거되고 남은 흔적인 것 같습니다. 지금의 에펠탑도 사실은 영구적인 시설이 아니라 박람회가 끝나면 철거될 예정이었던 일종의 가설 시설물이었다고도 합니다.

말 나온 김에, 국제박람회, 백과사전, 식물원, 동물원, 박물관…..
이 모든 것들이 제국주의의 식민지에 대한 악랄한 착취의 산물이라고도 합니다.

그러고보니 온갖 사물들을 모으고, 분류해서 태그를 메기고, 관리하고, 또 그것들을 여유있게 감상하는 행위들은, 남들로부터 무엇인가를 빼앗아 본 경험이 있는, 과거 한때나마 강자로 군림한 적이 있는 주체만이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제대로 즐기며 할 수 있는 행위일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가 우리에 대해 쉽게 비판하는 것들..
수집, 관리, 감상에 대한 마인드의 부재…라는 게, 우리가 식민지를 갖지 못했고, 오히려 남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무튼 이 사진에서 눈길을 끄는 장면은 바닥의 공기조화 관련 토출구인데요.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던 것이죠. (참조글참조) 지금의 시점으로 보면 퇴행적이고 퇴폐적인, 그다지 건강하진 않은 디자인이라고 평할 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컬렉션들의 분위기랑 굉장히 잘 어울리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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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너무 화려하고 볼만하죠. 당시의 넘쳐나는 풍요로움과 높은 교양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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