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소호와챌시의가게들

챌시의 미트 패킹 (meat packing)이라는 동네에 있던 비트라 가구 샵.

img_705342_1353723_18

(클릭하면 확대)

이름 그대로 예전에 고기창고로 쓰이던 건물들이 모여있는 곳이랍니다.
그런 건물들을 개조해서 고급 의류가게라던지, 혹은 이런 고급 가구 가게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img_705342_1353723_2 

지금은 볼 수 없는 방식의 구조시스템입니다. 어떤 인테리어 소품도 대신할 수 없는 존재감으로 깊이 있는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들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우리나라였다면 아무런 주저없이 모두 무너뜨리고 새로운 건물을 세웠을 것입니다. 심지어 대학로의 샘터사옥같은 건축사 적으로 의미 깊은 건물들도 내부의 인테리어를 다시 한답시고 마구 훼손되고 있는 형편이니, 말 다했죠.

img_705342_1353723_10

기초와 기둥은 철이고,  보는 나무이고, 슬라브는 콘크리트…. 로 되어 있는 상황으로 이해되었습니다. 참으로 멋진 광경입니다.

img_705342_1353723_16

참으로 매력적인 광경입니다. 노출콘크리트 덩어리로 이루어진 계단과, 유리난간, 그리고 그 유리난간을 고정하고 있는 철물.

……………………………………………………………………………………………………………………..

img_705342_1353723_5

소호에 있던 애플샵입니다.
가게의 중앙에 이 유리계단이 있었습니다.
가게 문을 열자마자 눈 앞에 가득 차서 들어오는 것이 이 계단입니다.

img_705342_1353723_13

단순히 아랫층과 윗층을 연결하는 계단이라기 보다는, 인테리어의 개념-애플디자인의 사상이 압축되어있는 기념비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img_705342_1353723_14

(찬조출연/정우형의 손, 그리고 자주 등장하고 있는 나의 발)

알아두면 두고두고 써 먹을 수 있을 법한 디테일…

img_705342_1353723_11

계단에 올라와서 뒤를 돌아 본 모습입니다.
아래에 입구가 보입니다.
뉴욕의 거리에서 또 하나 인상깊었던 것은 앞에서 다루었던 비트라샵과 달리, 이 애플샵이나 프라다 샵처럼 새로운 인테리어디자인이 건물 내부를 완전히 장악해서 예전의 흔적을 모두 감추어버리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그런 상황이 건물 외부까지 함부로 넘쳐나오지는 않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래되고 낡았지만 운치있고 품위있는 거리 풍경을 간직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되었습니다.

정말정말 부러웠습니다.

img_705342_1353723_15

아무튼 유리계단과 함께 이 가게를 대표하며 분위기를 이끌고 있던 것이 이 유리다리였습니다.

img_705342_1353723_17

역학적 원리가 명쾌하게 표현되고 있어서 보기에 너무 즐거웠고,
또한, 유리가 갖고 있는 물성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는 모습이 흥미진진했습니다.

img_705342_1353723_3

유리다리의 난간입니다. 유리난간이 이렇게 기역자로 만날 경우, 모를  따서 접붙일 수도 없구요. 이런 식으로, 유리와 철제난간을 엇갈리게 짜맞추는 것이 가능한 모범답안들 중 하나가 될 수 있겠습니다.

img_705342_1353723_7

천창에서도 애플디자인의 사상… 특유의 극도로 미니멀하고 세련된 제스춰가 유감없이 표현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간단하고 우아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었는지… 보면서도 납득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필라델피아의 킴멜센터를 보며 느꼈던 경이로움을 연상케 하는 장면입니다.

img_705342_1353723_12

깔끔하게 처리된 기둥. 비트라샵의 인테리어와는 아주 다른 방식입니다.
예전의 흔적이 완전히 은폐되어 있습니다.

……………………………………………………………………………………………………………………..

img_705342_1353723_4

이것은 소호에 있던 요지야마모토 샵입니다.

img_705342_1353723_6

지하로 연결되는 계단의 난간이 예전 모습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비트라 샵과 마찬가지로, “앤틱”스러운 분위기가 깊이있고 품위있게,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img_705342_1353723_9

또한 가게 내부의 기둥들도 예전 기둥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이해되었습니다.

img_705342_1353723_0

소호에 있던 어느 백화점입니다. 이름을 까먹었습니다.
외부였던 공간이 내부로 편입된 상황입니다. 그런 와중에도 옛 창문자리를 메운 흔적이라든지 창문고정쇠같은 예전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멋져 보였습니다.

img_705342_1353723_1

너무나도 아름다운 벽돌담입니다.

서울파이낸스센터 인테리어의 개념을 “빈티지브릭”이라고 설명했던 건축가민경식씨의 의도가 비로소 이해되었습니다. 뉴욕대에서 공부하면서, 소호와 챌시에서 받았던 감동을 재현하려 했던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img_705342_1353723_8

예전의 벽돌벽과 지금의 난간, 내부의 마감들이 그냥 그렇게, 편하고 과감하고 대범하게 차곡차곡 덧붙여진 모습입니다.

뉴욕의 분위기(atmosphere)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대표적인 장면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이 곳에 포스팅에 대한 감상이나 의문을 남겨주시면 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