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구 안내판. 세련되게 처리되었습니다.
건물 설계할 때 비상구 안내판 같은 것들은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교적 돈을 많이 들인 고급건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구요.
신도들의 좌석이 디귿자 모양으로 배치되어 있어서 신도들끼리 서로 마주볼 수 있게 되어 있는 것도 이채로왔구요. 의정부에 있다는 민현식 소장님 교회 작품도 이렇게 되어 있다죠?
신과 신도. 아니, 신의 대리자와 신도 사이의 종속적이고 일반적인 관계보다는,
신도와 신도들 사이의 수평적이고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강조하는 요즈음의 교리 해석의 흐름 내지는 사회 분위기와 관련이 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라데팡스의 가장자리에 서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라데팡스는 거대한 인공대지 위에 조성된 신시가지인데요.
인공대지 아래에는 각종 주차장이라던지, 버스 정류장 같은 교통기반시설이 있구요.
그 덕분에 인공대지 위에는 차량통행이 없는 거대한 광장과 공원이 고층 건물들 사이에 펼쳐져 있습니다.
지난번 글에서 보셨다시피, 대략, 기역자 모양의 가벽이 포개져 있는 식으로 디자인 되어 있는데요.
안에서 올려다 보면 이런 식이 됩니다.
기역자 모양의 가벽이 포개져 있는 식으로 (아우 숨차다…) 디자인할 경우,
고민거리 중 하나가, 이렇게 가벽과 가벽 사이, 혹은 천정과 천정 사이에 남게 되는 어정쩡하고 어색한 틈이죠.
라데팡스 인공대지의 가장자리에 걸쳐져 있는 형국으로 지어진 관계로, 교회 건물 자체의 하중보다 훨씬 더 큰 하중을 지탱하기 위해 어색하도록 두꺼운 기둥이 실내공간 안에 있더라구요. 이 기둥의 기술적인 배경에 대해서 할머니가 한참동안 뭐라고 설명을 하는데, 솔직히 창피하지만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계단과 난간. 세련되게 디자인 되었지만, 솔직히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더라구요.
손스침과 난간동자와의 관계가 너무 느슨해 보여서 그런가…
계단은 보시는대로 “스텝”만 있는 식인데요.
넌슬립 처리가 보기에 흥미로왔어요.
테라죠의 “바탕”부분만 살살 긁어낸 것인지, 부식이라도 시킨 것인지.
전면의 계단과 경사로.
아주 마음에 들었던 부분입니다.
경사로를 계단에서 분리를 시켜서 혼자 뱅 돌아가게 만들어 놓은 것보다 훨씬 낫죠.
경사로를 이용하는 사람과 계단을 이용하는 사람의 흐름을 분리하지 않아서,
소외감도 들지 않을 것이구요.
조형적으로도 멋지고.
부산에 있는 승효상 소장님의 한방병원 외부 주출입구 계단이 같은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겉모양은 많이 다르지만.
계단실 옆의 기역자 모양 가벽. 떠 있는 벽인데요.
석재마감시 바람직스러운 모서리 처리의 모범해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 보세요! 이것은 버스타려고 인공대지 아래로 내려와서 한참 헤메다가 우연히 찍은 사진인데요. 교회가 이렇게 모서리에 걸터앉아 있잖아요.
아아.. 사진을 보니까, 앞서 소개했던 교회 내부의 두꺼운 기둥의 의미를 알겠네요.
교회로서는 지하에 해당하는 층에 있던 기둥인데요. (진짜 지하가 아니라 인공대지의 아래)
그 기둥이 교회를 위해 세운 기둥이 아니라,
원래 인공대지를 떠받치기 위해 세운 기둥이었다는 것이죠. 교회 짓기 전에 말이어요.
기둥과 인공지반로 이루어진 대지SITE에다가,
교회를 짓다 보니까, 인공지반의 구조물과 새로운 건축물들이 “중첩”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다는 말이겠죠.
이 교회뿐 아니라,
라데팡스에 세워져 있는 많은 건물들이,
이런 식의, 인공지반의 구조물과 건물자체의 구조요소들이 겹쳐져 있는 식의 시스템일 것 같군요. 아무튼 여러가지로 흥미로운 상황입니다. 여러가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