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실을 나와, 다시 경사로의 출발점으로 되돌아 오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빌라사브아의 중심 공간인 경사로에 대해서는, 코르뷔제가 말한 “건축적 산책로”에 연관시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미끌어지듯 이동하며 겪는 드라마틱한 공간 체험에 대해서 말이죠.
저에게는 그 효과 보다는 (그런 효과도 크게 느껴졌지만), 경사로로 인해 생긴 균열을 통해 이루어지는 아래 위 공간의 소통, 흔들림, 뒤섞임 따위의 의미가 더 크게 느껴지더군요.
경사로의 출발점은 입구 로비이기도 하고, 또한 나선계단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경사로의 시작점과 나선계단의 시작점을 겹쳐서 찍어보았는데요, 딱 이렇게만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현란한게 프랭크 게리의 작품을 무색하게 할 정도입니다.
경사로를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반층 올라서 돌아선 모습.
경사로 난간의 끝부분인데요. 이렇게 말하면 좀 웃길지도 모르겠지만, 끝을 볼록하게 한 것은 마치 단원 김홍도의 못머리기법(선을 좀 두텁게 둥글리면서 끝내는 기법)을 보는 것 같습니다. 시대도 분야도 다르지만, 이렇게 마무리하게된 미학적인 차원에서의 동기는 엇비슷했을 것이라 짐작해 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