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두사의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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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두사의 시선 / 김용석 지음 / 푸른숲

몇 달 전에 읽은 책인데, 기록해 두고 싶어서.

예견하는 신화
질주하는 과학
성찰하는 철학

조금 진부하지만 느낌있는 부제.

신화와 과학, 그리고 철학의 입체적 통섭.
빛나는 통찰. 기름기 없는 문장.
거칠 것 없이 가벼운 사유의 전개.

즐겁게, 지루함 없이 읽었다.

모처럼 좋은 책을 만나서 참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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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                 하라 켄야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것을 몇 번 그냥 지나치다,
숙제하는 기분으로 사서 후루룩 읽은 책.

아무런 긴장 없이 읽기 시작하면서,
본문에 아무런 그림도, 사진도 없이, 그냥 글만 이어지는 걸 확인하고,
잠시 실망도 했었는데,

페이지가 넘어가고 또 넘어가면서,

아이구, 그냥 가볍게 지나칠 책이 아니었구나.
이 아저씨 정말 보통 사람이 아니었구나.

이런 생각이 점점 또렷해지더라.

디자인책이라기 보다는, 문학책에 더 가까운 책인데, 그리고,

보편적인 이론에 관련된 내용이라기 보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성에 관련된 내용인 것으로 보이는데,

“아무리 개인적이고 좁고 작은 화두라도, 극단으로 파고 또 파다 보면 보편적인 공감에 닿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길러지는 이론이나 화두는, 처음부터 어설프게 일반화 내지는 보편화, 혹은 상품화를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배양된 거창한 어느 무엇보다 훨씬 더 깊고 단단한 사상의 실마리가 될 것이겠다.

이 것이 그 것이다. 그리고 이 사람이 그 사람이다.

“선생님” 이라고 부르고 싶은 사람.




세상의 리얼리티에 끝없이 전율할 수 있는 감수성을 창조성이라고 부르는 것이니까.


두고두고 가슴에 담고 싶은 마지막 이 문장!!

건축책네권

예능프로그램과 스타리그와 온갖 홈쇼핑방송들에 푹 빠져 눈의 초점이 풀린 채 정처없이 끝없이 함몰되어가는 와중에도, 그래도 가끔은 책을 읽으려 하고 있다. 

특히, 얼마 전에 나름 힘껏 싸지른 후, 다소의 무기력에 빠져있는지라, 더더욱.



어떻게든 정리를 하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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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 겐고“의 “약한건축

작년 늦은 봄에, 안개님 추천으로 읽은 책인데,
건축가 “쿠마 겐고”라는 사람에 대한 재발견의 측면에서 오히려 더 큰 의미로 다가왔던 책.
그냥 건축 잘 하는 유명한 일본건축가들 중 한 사람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더라.

솜씨 좋은 외골수 장인이라기 보다는, 넓게 멀리 보는 안목과 두터운 인문적 배경이 균형있게 갖추어진 엄청난 내공의 교양인이었다.

현실에 대한 불평을, 누구나 뻔히 느끼고 있는 식상한 불만을,
막연하게, 피상적으로 토로하는 사람들은 널리고 또 널렸다.

작은 아뜰리에 건축가들은 대형 프로젝트를 잡을 기회가 없다느니,
좋은 프로젝트는 유명한 스타 건축가들이 다 해 먹는다느니,
자본의 논리에 건축과 도시는 병들어간다느니,
혹은, 턴키때문에 망해간다느니.

하지만, 그런 현상이 어떤 배경에 의해 일어나기 시작했는지,
지금 이 상황에서는 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지,

쉽고 무책임한 불만을 멈추고
현상 너머의 배경을 깊게 꿰뚫어 바라보는 사람은 참 만나기 힘들다.
그 사람이 바로 “쿠마 겐고”

읽은지 제법 오래 되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한참 읽다가 문득, “아, 이 사람처럼 늙어가고 싶구나”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은 생생하다.
실무에 질식하지 않고, 지적 균형을 잃지 않고, 늘 깨어있는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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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의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한줄기 희망의 빛으로 세상을 지어라-

연말에 읽은 책.

나는 촌스럽게도 “안도 다다오”를 여전히 사랑한다.
예전엔 그의 건물들을 사랑했는데,
지금은 그의 글을 더 사랑한다.

그의 글이 그의 건물을, 그의 삶을 꼭 닮아있기 때문이다.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건축이니 삶이니 성공이니 다 떠나서,

내 글은 안도 다다오의 글을 닮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
(거기에 소설가 김훈 조금 추가… >.<)

“한줄기 희망의 빛으로 세상을 지어라”

괜시리 눈물이 나려고 한다. 부러움의 눈물이다. 부끄러움의 눈물이다. 후회의 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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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의 “건축을 묻다” -예술, 건축을 의심하고 건축, 예술을 의심하다-

권위를 벗어버린, 하지만 학문적 정교함과 품위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역작.

건축에 관련된 해묵은 의문과 편견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짚어가며 시작된 느슨한 산책은,

“건축은 공간을 통해 인간의 생활을 재조직하는 작업이다.”라는,

어디에선가 몇차례인가 들어보았음직한, 흔한 이 한 문장을 찾아내기 위해

길고 복잡한 건축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의외로 스케일이 큰 벅찬 장정(長征)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아유, 이런 책이 진작에 나왔어야 했다. 건축의 역사는 진작에 이런 식으로 조망되었어야 했다.

모르겠다. 놀라운 책이다. 서현교수님은 대한민국 건축계의 자랑이다.

존경을 아끼고 싶지 않은 자랑스러운 교수님이다.

정말 오랜만에 나름 빡세게 머리 굴려가며 읽었다.

페이지에서 페이지로, 챕터에서 챕터로 넘어가는 내내 두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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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행복의 건축

내 글이나 생각에서 “알랭 드 보통”이 연상된다는 이야기를 예전에 누노군이 했었는데,
몇 주 전, 내 책을 읽은 회사 상무님께서 비슷한 말씀을 하시더라. 그래서 사서 읽었다.

건축을 바라보는 정서는 나와 비슷한 구석이 조금 있어 보이는데, 다만, 한 켜 더 깊이 들어가서, 좀 더 보편에 연결될 개연성이 높은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나는 당장의 느낌에 대한 묘사에 장황하다면, 이 사람은 그 느낌의 뿌리에 대해 좀 더 넓고 깊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훨씬 예리한거지. 아예 “체급”이 다른거다. 굳이 비교하자면 그런 것 같다는 이야기인데, 물론 내 입장에서야 비교해 주시는 것 만으로 감지덕지이긴 하다.

프랑스 사람이어서 그런지, 번역서라서 그런지, 문장은 내 취향과 거리가 있었고, 그래서 편한 책은 아니었다. 생각해보니 딱히 번역이 잘못되어서라기 보다는, 문학적인 기교가 좀 들어가있는 문체라서 그러했던 것 같다. 읽는 내내 공감이 가고, 가끔은 깜짝 놀랄 통찰도 보였지만, 딱히 내 취향은 아니었던 책. 

CORPORATE CONFIDENT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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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다 읽었는데…

“처세”에 관련된, 다소 선정적인 주제라 예전에는 짐짓 무시하는 듯 근처에도 안 갔을 법한 책이지만, 언제부터였는지 이런 책을 “찾아서” 즐겨 읽게 되었다.

눈치를 본다는 것이 그렇게 쑥쓰럽거나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를 잘 보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스템에 대해 무작정 비난할 일은 아니겠다는 사실을,
오히려 그것이 보다 인간적이고 당연한 이치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직원들이 시스템을 두려워하는 것 못지 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시스템 또한 직원들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왔다. 따지고 보면 역시 당연한 일인데 말이지.

좀 더 일찍 읽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최근에 나온 책이긴 하지만) 사회초년생 시절에 읽었더라면 지금 서 있는 위치와는 사뭇 다른 곳에서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살짝 아려오더라.

좋은집만드는법/집이야기를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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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동경 놀러갔을 때 들렀던 롯폰기 미드타운 무지(MUJI) 샵.

무지(MUJI)에서 주택을 팔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제법 오래 전 파파누이로부터 들은 적이 있어서 크게 놀라진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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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에 대한 책을 만들어서 팔고 있는 것을 보고는 조금 놀랐다.

“좋은집만드는법”
“집이야기를합시다”

두 권 다 사서 가져왔다. 틈 나는대로 읽어봐야지…



생활 전반에 관련된 소품을 다룬다는 디자인 브랜드에서,
삶에 대한 철학 없이 디자인을 하고 마케팅을 한다면 말이 안될 것이고,
그러한 삶에 대한 철학이 집에 대한 관심과 이해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더더욱 말이 안될 것이겠다.

그러고 보니 무지(MUJI)에서 집을 팔지 않는다는 게 더 이상할 것이고,
집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이야기거리를 만들어서 내놓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겠다.

생각해 보니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었구나.

남한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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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된 지 한달 쯤 뒤인, 2007년 4월 22일에 산 책인데,
그동안 네 번 정도 읽은 것 같다.

“칼의 노래”와 “현의 노래” 보다 한결 정리된 듯한 인상이 들었는데,

아마도 “말과 또 다른 말” “글과 또 다른 글” “삶과 죽음” “명분과 현실”이
앞선 두 전작들보다 한결 더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경계가 뚜렷이 그어져 있는 공간과 시작과 끝이 분명한 시간을 무대로 하고 있는,
알기 쉬운 얼개 때문이리라.

“말과 또 다른 말”, “글과 또 다른 글”, “삶과 죽음”, “명분과 현실”,

두 가지 갈래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막상 읽다보면 읽을 때 마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 지,
내가 그 시공간에서 택했을 길은 무엇이었을지,
작가가 소설을 통해 권하고 있는 선택은 무엇이었을지,
뚜렷한 의지를 가지고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일지,
헷갈리게 되고,

삶이 삶이었는지,
죽음이 죽음이었는지,
삶이 죽음은 아니었는지,
죽음이 삶은 아니었는지,
아리송해진다.

읽을 때 마다 새롭다. 그래서 좋다.

디자인의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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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독을 들인지는 제법 되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얼마 전에 사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일본어 어투를 어색하게 직역한 문장들이 가끔 눈쌀을 찌푸리게 하지만,

왜곡없이 이해하는 데에 큰 문제는 없다.

저자인 “하라 켄야”는, 그 유명한 “후카사와 나오토”와 함께 MUJI 의 차세대 디자인 자문위원이란다. 사실, “후카사와 나오토 스타일”, 혹은 “MUJI 스타일”로 설명되는 일본 디자인의 한 흐름엔 좀 놀라운 구석이 있다. 대상에 대한, 생활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비롯되는 일종의 명상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어렵지 않게 직관적으로 파악되는 단순한 조작으로부터 가슴이 철렁할 정도의 강렬한 메시지가 생산된다. 그래서 존경스럽다.

디자인의 디자인

이것이 디자인이다.

A WHOLE NEW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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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슬이(클릭!)가 한참 오래전에 소개(클릭!)해 준 책인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한 책인가 보다.
그 유명한 “톰 피터스”가 이 책을 “기적”이고, “완전히 독창적이고 심오”하다고 추천하고 있다.

표지에 적혀있는 여러 추천사들의 요약들을 보니 대략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지 짐작은 된다. 물론 다 읽어 봐야 그 짐작이 맞았는지 확인할 수 있겠지만.

어리버리 별로 재미없게 반쯤 읽고 있었던 책을 집어치우고, 내일부터는 이 책 읽어야지.

아무튼 모처럼 좋은 책을 추천해 준 한슬이에게 감사.  

Our Iceberg Is Mel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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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에 읽었던 책.

개요

프로젝트 진행과 팀웤에 대한, 아주 쉽고 짧으면서도 핵심은 모두 포함되어 있는 깊은 이야기.

피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 다른 이들보다 좀 더 빨리 알게 되어,
그 미래를 감당해 내기 위해 변화를 꾀하고자 할 때,

미래의 진단과 변화의 방향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어떤 식으로 다른 사람들의 동의를 구하고 그들로부터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것인지.
그리고, 변화를 두려워 하는 사람들의 저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위험을 무릅쓰고 변화의 선봉에 선 사람들을 어떻게 격려하고 보상할 것인지..
등등을 다루고 있는 짧고 재미있는 동화.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두려워 할 수 밖에 없는 엄청난 변화의 스트레스를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흥겨운 축제로 바꾸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

소감

쉽고 재미있어서 좋았고,
회사에서 겪는 일상이 연상되어 흥미로왔다.

읽을 때마다 새롭게 읽히는 책이라고 서평에 써 있었는데,
읽고 나니까 동감이 되더라.

단순하고 가벼운 이야기이지만,
내용에 대해 자꾸 되돌아보고 다시 생각하게 된다.

든든하고 뿌듯했다.